김인태 건축학전공 졸업예정 2026, 지도교수 : 김정수 교수

장려상, 명사회건축구조상 수상작

대한민국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그중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지금.
도시 바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도시에 필요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착취당하는 가축들,
그로 인해 파괴되는 생태와 종 다양성,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버려지는 건물들…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관심영역(zone of interest) 밖에 존재하는 현실을 추적하고 비판하며, 이를 새로운 생태 공동체로 전환하려는 실험적 제안이다. 오래지 않은 과거에 지어졌으나 농촌 인구 감소와 함께 버려진 15층 아파트를 철거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함께 살아온 소, 돼지, 닭, 오리, 염소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한다. 건물의 기본 구조는 유지하면서 경량의 구조물을 덧대 곳곳에 햇빛과 바람, 빗물이 들어오도록 열려 있고 동물들이 스스로 거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높낮이의 플랫폼과 바람길, 수직 이동로는 풍부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동물원의 전시적 공간과는 다른 비인간 주체 중심의 설계이다.

또한 일부 공간을 비워 식물과 미생물이 자라날 틈을 만들고, 동물의 분뇨는 퇴비화되어 농작물의 영양분으로 순환된다. 이렇게 건축은 인간만의 도구에서 벗어나, 움벨트를 고려한 공간으로 재맥락화된다. 새로 짓는 대신 순환적 자립을 구축하는 이 과정은 탈성장적 건축이자, 공통자원으로서의 건축을 실험하는 시도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리노베이션이 아니라 자본과 성장 논리에 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인간 중심적인 건축을 넘어 인간 동물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대안적 공동체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