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건축학전공 졸업 2023, 지도교수 : 이상현 교수

장려상 수상작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옛 채석장은 한때 도시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돌을 캐내던 산업의 현장이었으나, 지금은 단절된 채 방치된 공간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절벽과 노출된 지층은 도시의 기억과 자연의 흔적을 동시에 간직한, 의미 깊은 풍경이다. 본 프로젝트는 이 잊혀진 장소에 새로운 시선을 투영하여, ‘조각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채석장을 가로지르는 인천대로는 오랫동안 물리적 단절의 상징처럼 자리해왔으나, 본 설계에서는 이를 오히려 독특한 경험과 시선의 교차를 만들어내는 매개체로 재구성한다. 박물관의 동선과 공간은 인천대로를 따라 다양한 높이와 방향으로 열리고, 방문자는 그 과정에서 사색, 관찰, 학습과 같은 다층적인 행위를 경험한다. 각자의 시선과 발걸음 속에서 장소의 가치는 재발견되고, 채석장은 더 이상 ‘버려진 공간’이 아닌, 도시 속 살아있는 풍경으로 거듭난다.

결과적으로 본 설계는 채석장의 빈 공간을 단순히 메우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사이의 의미 있는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각과 지질, 기억과 미래가 교차하는 박물관은 사람들에게 장소의 역사적 맥락을 되새기게 하고,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사유하게 하는 깊이 있는 시선의 장으로 자리매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