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건축학전공 졸업예정 2025, 지도교수 : 김정수 교수

영등포구 신길동 대로변 모퉁이에 태양의 집이 있다.
김중업이 프랑스로의 긴 망명 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들어온 직후 설계한 쇼핑센터로 1982년 준공되었다.
태양의 집을 설계하면서 김중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모습일지 모르나 상품이 보는 이의 감정을 윽박지르는 서울 거리에
이런 집이 기다려진 지 오래다” 라고 말했다.
창도 많지 않고 외부에 드러나는 간판도 없다. 김중업의 말 그대로 상품이 윽박지를 입이 없다.
태양의 집은 신길동이 공장지대일 때부터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전부 바뀌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그대로 존재해왔다.
신길동에서 태양의 집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주민들은 태양의 집을 상가보다는 놀이공원으로 기억한다.
1층엔 물놀이터가 있고, 옥상엔 트램펄린과 각종 놀이기구가 있었다.
현재 태양의 집의 내부 공간들은 대부분 폐쇄되거나 개조되었다. 태양이 저물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에서 태양의 집은 어떻게 다시 떠오를 수 있을까.
제안은 폐쇄된 상가가 된 태양의 집을 예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놀이공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김중업은 설계를 할 때 세가지 언어를 주로 사용했다. 움직이는 선의 미, 날카로운 예각, 그리고 원의 증식이다.
태양의 집은 그 중 원의 증식이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태양의 집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중업의 건축 언어를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중업이 설계 당시 사용했던 곡선의 흔적을 다시 찾아 이를 평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입체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태의 집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이를 통해 다시 떠오르는 태양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