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지 공간디자인전공 졸업 2022, 지도교수 : 양지윤 교수

장려상 수상


제주 4.3은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유혈 충돌 사태로, 시위 중인 군중들에게 군인과 경찰들이 무력을 행사한 사건이다.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력충돌과 진압은 계속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 도민들은 이유 없는 죽음을 맞이하였다. 제주 4.3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많았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4.3을 감추고자 하는 무장세력 탓에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제주 4.3은 한 지역에 국한되는 사건이 아닌, 제주 전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인 만큼 제주도 전체가 하나의 유적지나 다름없다. 하지만 제주 4.3이 발생한 장소들은 현재 단기적 기념만이 가능한 일회적인 장소로 치부되거나, 부족한 콘텐츠로 역사가 담긴 장소임을 인지하기 어렵다.

이를 바탕으로 본 프로젝트인 '제주 4.3 향유로'는 제주 4.3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어 제주의 아픔을 이해하고 일시적인 기념이 아니라 기억의 연장선으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 사이트는 곤을동 마을터로, 제주 4.3이 일어난 비극적인 역사를 가진 마을이다. 이전에는 모르고 지나쳐 가던 제주 4.3 유적지를 거닐며 장소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고, 아픔을 상징화 시킨 프로그램들을 통해 역사를 직접 느껴보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공간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어둠' 뿐만이 아닌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유적지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공간 전체를 향유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였다. 공간 내에서의 체험과 사유가 기억으로 깊게 자리 잡는 제주 4.3 사건 향유 공간을 제안한다.